포코 작가님과 나는 송리단길에 갔었다.
거기 주변에 맛있는 빵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기로 한 빵집은 너무 인기가 있었는지 이미 손님이 꽉 차 있었고, 줄까지 서야 하는 상황이어서 할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요즘 맛집으로 핫하다는 송리단길에서 끼니를 채우려고 했는데, 대부분이 감성 멘트로 치장한 간판과 사진발 인테리어,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는 긴 줄… 빼박 도산분식같은 집들이 많았다.

송리단길은 위험하다 싶어서 그 주변 방이동 먹자골목을 탐색했다. 거기에서 고깃집 소담정을 발견했다.

별생각 없이 갔는데…

‘다른 집이랑 별 차이 없겠지… 그냥 배만 채우고 가자’는 생각만 하고 소담정에 들어갔다.
토요일 점심시간대여서 사람도 한산했고 그냥 좀 인테리어 잘된 평범한 고깃집처럼 보였다. 우리는 여기에서 삼겹살 1인분과 목살 2인분을 시켰고, 고기가 나온 뒤 우리는 이 집이 결코 평범한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참고로 이 집은 숙성 고기로 주문한 총가격은 4만 2천 원이다.

삼겹살과 목살
두툼한 삼겹살 1인분과 목살 2인분

식당에서 이렇게 두툼한 삼겹살과 목살은 처음 봤다! 레알루다가 두툼해서 고기의 양이 적은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두 명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한 편으로는 2인분이면 적당하거나 다소 적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두툼한 돼지고기는 굽기가 정말 힘든데 고깃집 소담정은 직원이 고기를 직접 구워준다! 🥩

고기 굽기고기 굽기
숯불판에 고기가 구워지는 모습

불판은 숯불판이어서 고기는 맛있을 수밖에 없다! 고기를 구워주시는 직원분도 내가 궁금한 것들을 질문해도 내색 없이 정말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다. 그리고 두툼한 고기를 태우지도 않고 정말 잘 구워주셨다.

직원분이 다 익은 삼겹살을 접시에 옮겨주고 묵은지에 싸서 고추냉이에 찍어먹어 보라는 등 여러 가지를 알려주셨다. 와, 고기에 스며든 숯불향과 고기 본연의 맛이 잘 살아있다! JMT란 말을 여기에 쓸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논할 때 ‘제주 흑돼지네’, ‘이베리코 흑돼지여야 맛있네’ 그러는데 솔직히 다 필요 없다. 고기의 질이 좋으면 어떤 고기이든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는 정말 맛있다! 😋

목살
두툼한 목살

이 집은 목살이 하이라이트

소담정의 목살은 정말 부드럽고 육즙이 넘쳤다. 그리고 이 집 목살의 두툼함이 우리의 입 안을 기쁘게 했다. 포코 작가님과 나는 먹을 때 계속 감탄사를 내뱄었고 목살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 달라졌다.

아, 후식 땡으로 냉면 같은걸 시키려고 했었는데 이 집은 냉면 취급 안 한다.

맛있는 돼지고기를 먹고 싶다면…

내가 사는 곳은 잠실 쪽과 정말 멀다. 내 동네 주변에 소담정과 비슷한 수준의 고깃집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나는 여기를 계속 방문할 의향이 있다. 맛있는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을 즐기고 싶다면 나는 소담정을 적극 추천한다. 매주 일요일은 쉬므로 주말에 허탕 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